おいしくるメロンパン (오이시쿠루메론빵) EP 1집 'thirsty' (2016)

    
앨범명: thirsty
발매시기: 2016.12.07
발매형식: EP
러닝타임: 17분 49초

트랙리스트
1. 色水 (이로미즈)
2. シュガーサーフ (슈가서프)
3. 5月の呪い (고가츠노노로이)
4. 砂と少女 (스나토쇼오죠)
5. 紫陽花 (아지사이)


   데뷔앨범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뮤지션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실력을 드러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뮤지션은 데뷔앨범을 통해 ‘나(우리)는 이런 음악을 하고, 이렇게나 잘 합니다.’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외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3인조 밴드 おいしくるメロンパン(오이시쿠루메론빵)의 데뷔EP ‘thirsty’는 성공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色水에서 뛰어난 멜로디 메이킹 실력을 , シュガーサーフ에선 탁월한 연주력을 드러내며 청자를 끌어들인 뒤 밴드의 색깔이 드러나는 수록곡들을 통해 그들이 어떤 음악을 하는지를 알려주며 설득의 과정을 거친다. 5번트랙까지 다 듣고 난 후에 청자는 ‘오이시쿠루 메론빵스러움’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1번 트랙 色水 M/V. 캐치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인상 깊었던 점들을 몇 가지 소개해보자면

1. 베이스의 도드라짐

   기본적으로 이 앨범은 1기타, 1베이스, 1드럼의 쓰리피스 구성이다. 이런 구성은 코드 배킹과 멜로디 연주가 동시에 이뤄지는 2기타 체제에 비해서 사운드가 부실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베이스의 전면배치를 통해 해결했다. 실제로 곡들을 듣다보면 베이스가 굉장히 잘 들리는데 음표를 엄청 잘게 쪼개놔서 ‘두두두두’하며 때려 박는 느낌이 든다. 저음부를 미쳐 날뛰는(?) 베이스가 담당하면서 드럼과 함께 곡의 뼈대를 완성하면 그 위를 쟁글쟁글거리는 기타가 장식하는 듯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스가 솔로잉을 하고 기타는 뒤에서 코드만 치는 곡이 있을 정도로 기타와 베이스가 동등하게 싸우는 작품이므로 베이스에 관심이 있는 청자라면 이 앨범을 들어보면 좋을 것이다.

2. 기타의 독특함

   おいしくるメロンパン의 노래를 듣다보면 기타가 독특하다는 느낌이 든다. One Ok Rock, Asian Kung-Fu Generation , SPYAIR 등 흔히 록밴드에서 들을 수 있는 기타톤이 아닌데 그렇다고 폴카닷 스팅레이의 음악에 나오는 그런 부류의 소리도 아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니 블루스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코드감’을 중요시해서 음이 뭉개지지 않는 선에서 이펙터를 건다고 하는데 기타에 대한 건 잘 몰라서 패스. 아무튼 이 독특한 기타소리가 엄청 매력적이어서 계속 찾게 되는데, 실제로 유튜브에 色水 기타 커버가 꽤 올라오는 것으로 보아 나만 그런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3. 일본스러운 멜로디

편곡에 있어서 기존 밴드와 상당히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지만 멜로디는 상당히 일본적인 것이 인상적이다. 色水의 후렴, シュガーサーフ의 브릿지, 砂と少女 전주의 피리 연주 등등 일본스러운(오리엔탈리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부분들이 보이는데 이런 멜로디가 건조한 보컬을 만나니 딱히 촌스럽게 들리지 않았다. 이런 일본적인 멜로디들은 이후의 작품들에서도 드러나는데(ex ep3집의 dry flower, ep4집의 憧景등등) 대중적인 멜로디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 2번 트랙 シュガーサーフ M/V. 라이브 단골곡. 후반부 베이스 솔로가 압권.



   앞서 말했듯이 thirsty는 5곡만으로 청자를 매료시키고 밴드의 색깔을 드러낸, 아주 성공적인 쇼케이스였다고 생각한다. 4분의 3박자 연주, 기타 코드의 전개방식, 일본스러운 캐치한 멜로디 등등 이 앨범에서 드러난 요소들은 이후의 작품들에서도 지속적으로 드러나니 오이시쿠루메론빵 음악의 원형(原型)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앨범들 사이의 연결점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이니 이후의 앨범들도 꼭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호불호가 갈리는 보컬만 넘어선다면 그 뒤에는 매력적인 멜로디와 탄탄한 연주력으로 무장한 좋은 곡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